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 자 :허남혁
  • 출판사 :책세상
  • 출판년 :2019-08-13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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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담겨 있는 내 밥상

사회적·생태적·윤리적으로 바람직한 먹거리 관계망을 위하여



먹거리는 사회이자 자연이며 문화이다 ― 먹거리의 사회적·생태적·윤리적 가치

2007년부터 급등한 국제 곡물 가격 때문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서민도 옥수수 사료로 가축을 사육하는 농민도 모두 울상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호기로 삼은 애그리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2008년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건강과 관련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미 FTA라는 국제 무역의 쟁점이자 인간의 생태계 교란과 직결된 문제이다. 또 우리가 즐겨 먹는 초콜릿의 달콤함 뒤에는 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의 어린이 노예 노동이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먹거리는 이처럼 단순히 영양 섭취를 위한 도구이거나 경제 가치로 평가되는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의 사회적·생태적·윤리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내가 먹는 한 끼의 밥상에 전 세계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역사적으로 형성해온 먹거리 공동체의 관계망, 즉 자연-사회-인간의 네트워크가 총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먹는가의 문제는 지극히 정치적이며 윤리적인 선택이다. 이 점을 자각한 소비자들은 단순히 값싸고 풍족한 먹거리가 아니라 생산자의 노동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나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먹거리를 찾고 있다.

책세상 루트 시리즈의 신간『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 사람.자연.사회를 살리는 먹거리 이야기》는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의 가치와 관계망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먹거리와 관련한 책들이 번역 출간되 고 있지만, 국내 저자가 우리 현실을 바탕으로 먹거리의 총체적 관계망을 고민하고 탐색한 책으로는 최초의 저작 이다. 저자는 먹거리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먹거리 생산자들의 생계와 공동체 유지, 환경 보전, 국민 건강과 같은 문제들 역시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먹거리의 정치경제학 내지 먹거리의 사회학, 먹거리의 생태학을 펼쳐 보이고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재료를 매개로 우리가 어떤 먹거리 관계망을 맺고 있는지 살펴본 책은 역사적 맥락에서 먹거리 생산과 소비의 변천 과정을 추적하며, 과학기술이 가져온 변화와 관련해 광우병이나 GMO 같은 사회적 쟁점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굶주림과 풍요가 공존하는 식량 문제를 세계 곡물 시장의 역학관계 위에서 분석하며, 먹거리를 소비하는 행위가 어떻게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먹거리의 문제들을 넘어서 바람직한 관계망을 형성하려는 공정 무역, 슬로푸드, 친환경 유기 농업과 생협 운동 같은 대안의 움직임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대안들은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먹거리 소비, 즉 먹거리 생산자와 소비자의 윤리와 책임, 사회적 연대를 강조한다. 모두가 진정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먹거리 공동체를 꿈꾸는 저자의 전망을 통해 우리는 나 자신과 타인과 사회, 그리고 자연을 아우르는 먹거리의 총체적 관계망을 이해하고, 건강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윤리적이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먹거리 선택을 고민하고 실천하게 될 것이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녹색 시민 A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불거지기 한참 전부터 채식을 하고 있다. 그의 채식은 고기를 싫어하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가축들이 공장식 시스템 안에서 사육되는 모습을 보고 또 가축 사육에 엄청난 곡물이 소비되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굶주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신부터 육식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생활의 변화는 조금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나아갔다. 커피를 좋아하는 A는 요즘 값은 좀 비싸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공정 무역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자신이 매일 마시는 원두커피가 원산지인 콜롬비아의 울창한 원시림을 파괴하고 그 지역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다. 또 매일의 먹거리 재료를 생협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제품으로 구입하고 있는데 이런 소비 방식이 자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농촌 공동체를 살리고 건강한 유통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가치관과 정치적?윤리적 신념에 따라 먹거리 소비 방식이 완전히 변화한 A는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즉 자신이 먹는 먹거리를 통해 자신이 규정된다는 명제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A는 가끔씩 “당신이 어떤 것을 먹는지 알려주면 내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드리지요”라고 했던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의 말을 떠올리곤 한다.



새우와 쓰나미는 어떤 관계일까 ― 먹거리 관계망

몇 해 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쓰나미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 자연재해의 파괴력이 더 커진 이유가 우리가 먹는 새우 때문이라면 어떨까?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블랙타이거라는 새우를 양식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맹그로브 숲이 대규모로 파괴되었고 그 때문에 쓰나미의 에너지를 막아줄 완충지대가 사라져 그 피해가 더 커졌다. 지역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새우 양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들이 생산한 새우는 전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맹그로브 숲을 파괴한 대가는 그 지역 주민들이 고스란히 받았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뻗어 있는 먹거리 관계망은 우리의 소비 행위가 생산자의 삶과 그 지역 사회와 자연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주고, 우리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먹거리 공동체를 꿈꾸며

현대의 산업형 농업은 많은 문제를 동반한다. 우선 오랜 수송 기간 동안 이동해 소비되는 먹거리는 과도한 가공 과정과 방부제 처리를 거치게 된다. 이런 먹거리는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하기보다는 높은 수익에만 관심 있는 거대 다국적 식료품 기업들이 주도하는 세계 식량 시장을 통해 유통된다. 최대한 저가에 원료들을 사들이기 위해 이들은 가난한 나라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고 그곳의 환경을 파괴하여 먹거리를 생산한다. 이런 대량의 시스템은 각 지역의 농촌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문화적인 기반까지 파괴한다. 또 이렇게 생산되는 먹거리는 소비자의 건강에도 유익하지 않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자-소비자의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는 대안의 움직임들이 있다. 먼저 공정 무역은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값을 지불하여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소비자 편에서는 윤리적?환경적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또 친환경 유기 농업과 생협 운동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노력이다. 친환경적인 농업 방식을 통해 파괴된 자연을 되살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생협을 통해 농민과 소비자들이 직접 연결되어 서로를 신뢰하고 연대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로컬푸드 운동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를 넘어서 먹거리 공동체를 지향하는 운동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먹거리 유통을 기반으로 농민들은 안정된 수익을 보장받고 소비자들은 생산자를 알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대안의 먹거리 운동은 개인의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와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먹거리 공동체 복원을 꿈꾸는 움직임이다.



이 책의 구성

1장과 2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먹거리가 전 세계를 어떻게 거미줄처럼 연결하는지, 그 관계망이 형성된 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본다. 녹색 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형 농업으로의 전환은 먹거리를 탈지역화하고 탈자연화한다. 석유를 바탕으로 하는 현대 농업은 생산량을 극대화하지만 그 대신 농산물의 자연성을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이러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전 세계 인구가 소비할 충분한 곡물을 생산하게 되었지만 소수의 기업이 독점한 곡물 시장 구조 때문에 기아와 비만이 공존하는 세계의 식량 수급 문제에 대해 지적한다. 4장에서는 전 세계의 식량 위기가 코앞에 온 상황에서 농업의 가치를 재인식할 것을 요구하고 국제 경쟁력만을 강조하는 한국 농업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5장에서는 먹거리 생산 전반에 적용된 과학 기술이 전혀 이롭지 못함을 지적한다. 즉 농업 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유전자원을 독점하려는 곡물메이저와 다국적 기업들의 약탈 행위를 비판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GMO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6장에서는 개인의 먹거리 소비 행위가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를 중심으로 무엇을 소비하는지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임을 이야기한다. 패스트푸드와 슬로푸드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속도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삶의 속도와 가치를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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